편입시험 탐방기

오늘은 편입영어필답고사가 있는 날이다.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챙기고 출발했죠.
친구들이 남자답게 한곳에 올인하자고 해서 분위기에 휩쓸려 쎈데 넣었다가 나중에 불안한 맘에 여러곳 투입시키고 오늘은 그 중에 한 곳인 대학에 가는 길입니다. 첫번째 영어시험이라 유난히 전날부터 수선떨며 준비했죠.
이렇게 일찍 일어나보는건 고등학교때 이후 첨이라 무지 졸립더군요. 그런데 날씨는 또 왜이리 추운지... 춥운데 졸리면 죽는거 아닌가...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하며 전철을 탔습니다. 여유있게가자. 여유있게... 하며 전철에 서서 기출문제를 풀어보는데, 너무 쉬운거있죠. 전에 한번도 기출문제를 풀어보지않은 대담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만만하게 전철에서 문제풀고 웃음을 띄우며 채첨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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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문제중 5개 정답...
-_-;
으아~여유있고뭐고 다 끝이다... orz... 그래... 어차피 난 2달전까지 중학생기초이론반이었어... 애초부터 여기에 승부를 거는게 아니었어... 이런 생각을하며 한참 졸다가 도착.
무지 많은 사람들이 내리는거 아닙니까... 여기 탔던 사람들 전부 경쟁자였다니... 다시 한번 orz....
추운 날씨를 뚫고 전철역을 나와 학교를 걸어가는데, 굉장히 긴 행렬이 줄서서 가는 것 입니다. 장난이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다들 여유있게 걸어가는게 아닙니까. 그렇군... 나 말고는 전부 영어에 자신있는 실력자였어... 길거리에서 orz...
9:30분 시작이었지. 시계를 보니... 9:20분. 훗. 여유있군... 이 아니라~! 왜 이리 여유있는거지? 도보 15분걸리는 거리라고 써있던데? 내가 잘못알고 있는건가? 이사람들 시험보는 사람들 아닌가? 내 시계가 안맞는건가? 우.. 처량공돌님이 보내주신 마일드쎄븐시계인데... 핸드폰은 번호이동한다고 끊겼고, 모디아를 꺼내자니 손이 얼어서 안움직인다... 이런... 늦는것보다 빨리가는게 낫다.
도보 15분이면 빨리걸으면 10분내에 도착. 아마 입구까지 15분일거야. 그럼, 들어가서 건물찾고 고사장까지가는시간 13분. 무슨일이 있을지 모르니 그냥 5분안에는 도착해야한다. 뛰자!
난 막 뛰었습니다. ㅜㅜ 왜 나 뛰니까 다 뛰는데... 이사람들 나보다 이상한가보다...
간신히 스릴러 써스펜스 도착. 추운데 뛰었더니 막 땀도나고 덥다... 으으으... 고사장에 들어가니까 반이 여자...? 공대에 여자가 많다니? 흐흐 여기 좋구나... 자리에 앉아서 코를 쓱 문지르는데... 고사장에서 orz... 콧물이 나온 것이다. 추워서 살이 얼어버렸는지 감각을 못느끼고 있었던 것... 제길... 왜 여자가 반이나돼~
쪽팔림에 코풀고 있는데, 감독교수님이 봉투를 줍니다. 친절하시네요. 안그래도 휴지버릴데가 없었는데.
교수님은 내 수험표를 보더니 일어나라고하신다. 헉?! 잘못찾아온건가? 옷도 벗으랜다... 이런... 뭔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한데...
알고보니 쇠붙이검사(?)하려고 그런 것... 수능 부정때문에 철저해진 감독. 봉투도 휴대폰이나 전자사전기기 등을 넣는 용도였다... 난 쇠붙이검사를 받고 가방에서 모디아를 꺼내는데, 옆에 있던 교수가 "뭔가?" 하고 물었다. 아. 이거 PDA입니다. "큭. 왕크다~" 뒤에서 들려오는 비웃음... 마음속에 깊이 봉인되어있던 작은 마왕이 깨어났다. 봉인해제~! 탁 째려봤다. '그래.. 어디서 PDA본적은 있나보지?' 입밖으로는 낼 수 없지만, 내 작은 마왕은 한마디 해주었다. 맘같아선 확 펼쳐서 DoomII를 현란하게 플레이하고싶었지만, 옆에 교수님도 계시고 그러니 참자...
다 정리하고 앉아서 초조한마음에 정리노트를 꺼내 보는데, 교수님 왈, "이제 책이랑 다 넣으세요." 응? 아직 20분이나 남았는데? 역시 내 시계가 안맞나?? 모디아 전자시계를 보고싶어도 이미 봉투에 봉인...
20분간 멀뚜거니 있었다... 우리의 교수님, 최고!

후아~ 어렵다. 4개중 하나 고르는 답이지만, 긴장감은 이창호9단이 돌을 놓을때 맞먹는다고 생각하며 연필을 굴렸다. 그래. 함정이 있는거야. 이 답은 함정이야. X표를 긋고 추려나가면 답이 남게되지... 흐흐흐... 해석 안되는건 다 함정이라며 있지도 않은 함정 만들어갔다. 몇몇 문제는 스펠링 하나만 다르게해놓았는데, 다 모르는 단어니 이 어쩌랴...
이 단어는 어떻게 발음할까 혼자 생각하며 10분일찍 풀고 멀뚜거니 있는데, 앞앞에 여자분의 답안지가 슬쩍 보였다. 같은 유형. orz...왜 나랑 답이 다를까?
나오면서 슬그머니 보니 여자들은 전부 '수학교육과'. 그렇다면 다들 공부잘할테고... 내가 틀렸군...
복도를 지나 나오는데 옆에 아가씨의 말한마디. "어휴~ 차라리 어려운게 나았는데 너무 쉽다 얘~" 또 깨어나버린 작은 악마. 탁 째려봤다. 어... 이쁜데..............어... 이게 아니지... 그래 좋게 생각하자. 어려우면 분별력이 있으니 공부잘하는 학생한테는 유리한거야... 난 못하고... 좋게 생각할수가 없다.
그런데 꼭 시험만 보면 생각나는 문제들. 그리고 답. -_- 난감하다. 맞는지 어쩌는지는 몰라도 생각나는 단어들과 해석들... 점술가들은 예지능력을 지녔는지몰라도 난 과거를 들여다본다.
후... 한강을 바라보며 다짐했다... 교수님. 합격하면 찾아가서 사과드릴게요... ㅜㅜ

앞으로 남은 영어시험 6개... 매번 이런식이면 어쩌지?



특별부록
그저께는 다른학교에 면접을 보러 갔다. 처음보는 면접... 떨린다. 과연 뭘 물어볼까? 이런저런 생각하며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드디어 내 차례.
교수님들이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긴장한 상태에서 받은 질문은 머리에 안들어왔다.
"컴퓨터는 언제부터 만져왔나?"
"저는 국민학교시절부터 아버지께서 컴퓨터를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관심을 갖고 컴퓨터를 만져왔삼."

...

나도 당황. 정말 저랬는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마지막에 말이 흐려지면서 끊긴거다.
만져왔삼만져왔삼만져왔삼만져왔삼만져왔삼만져왔삼...orz...
교수님이 컴퓨터로 공부만 하시는 분이길... 설마 웃대 겸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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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4 13:27 2005/01/14 13:27
Posted by 화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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