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럭거리는 소리와 갑자기 추워진 내 몸에 나는 잠을 깨고 말았습니다.

쏴아~

'어, 밖에 비가 오네. 근데 누가 창을 열어둔거지?'

졸린 눈을 부비며 몸을 일으켰을때 앞에서 그 남자애가 뭔가를 열심히 하고있었습니다. 전 추운몸을 뎁히기위해 이불을 끌어안았습니다. 밖은 어두웠고, 열려진 창으론 눈의 요정이 멀리서 오고있다는 듯이 찬 바람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추워."

그제서야 그 남자애는 내가 깼다는걸 알았는지 조금 놀란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곧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으며 자기가 하던 일에 묵묵히 빠져들었습니다.
뭘 하고 있는 걸까? 그제서야 그 남자애가 뭘 하는건지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난 작지만 힘이있는 그 손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저녁때가 조금 안된 시간이지만 벌써 밖은 어두웠고, 숲은 이미 어둠의 왕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뭔가 천조각들이 바닥에 이어져있고, 남자아이는 열심히 그것들을 묶고 있습니다.

"완성이다."

남자애는 기쁜듯이 말하며 그 천조각들을 열린 창 밖에 던졌습니다. 이제보니 한쪽 끝이 제 침대에 묶여있네요. 그리곤 갑자기 창문위로 올라섰습니다. 그 애는 조심스럽게 둘러보더니 휙 돌아보며 내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자, 나가자."

밖에 아직 빛은 남아있지만 너무나 어두운 방때문에 그 애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떤 표정인지 짐작이 갑니다.

"싫어."
"왜? 항상 그랬잖아. 나가고 싶다고."
"싫어. 지금은 싫어. 춥고 밖에 비가 오잖아. 그리고 너무 어두워. 무섭단말야..."

나가자는 말에 솔직히 내 심장은 피터아저씨의 망치소리보다 크게 났지만, 나도 모르게 싫다는 말이 나오자 스스로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리곤 긴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이 기회야. 밖에 비가 오고 어둡기 때문에 우릴 쉽게 못찾는다고. 난 오늘 낮에 이미 작전을 다 세워놓고 탐사까지 하고 왔어."

이제보니 그애의 바지춤이 진흙에 더럽습니다. 나간거 들키면 혼났을텐데, 안들켰나봅니다. 아니, 지금 나가면 혼날텐데...

"어서 나가자. 안가면 혼자 간다."
"어.. 어~ 혼자가지마~ 알았어 같이 갈게. 잠깐만."

난 의자에 걸쳐져있는 외투를 걸치고, 그 애의 손을 붙잡았습니다. 따뜻한 손이다. 처음 만져보는 손인데, 왜 이렇게 익숙할까. 굉장히 찬 바람이 내 온몸을 감싸안았습니다.



우리는 곧 들키고 말았습니다. 저녁을 갖고 온 밀리사언니가 우리가 없어진걸 알고는 병원사람들이 모두 찾아나선겁니다. 진흙땅은 우리의 발자국을 이어주었고, 얼마못가 우리 둘은 어른들의 손에 이끌려 오고 말았습니다. 그애는 의사선생님께 꾸중을 들으며 오고 있었습니다. 그게 그애를 본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남자애는 이번일로 별관으로 병실을 옮기게 되었고, 난 다시 옛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기침하는 횟수도, 먹는 약의 수도, 잠을 깨는 횟수도 더 늘었습니다. 하지만 바깥세상을 그리워하는 줄어들었습니다. 항상 창밖을 보며 바깥에 나가고싶다는 노래를 하던 내게 큰 선물을 준 소년.

"바보, 이제 곧 봄이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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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5 17:33 2004/11/05 17:33
Posted by 화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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